문병인(이대목동병원 유방암 갑상선암센터 교수)

[라포르시안] 유방암의 치료에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항호르몬제, 방사선 치료, 표적 치료 등이 있다. 약 70%의 환자에서 유방 보존술(부분 절제술)이 가능하며, 30% 환자가 유방전절제술과 재건술을 받는다. 액와부 전이가 없으면 환측의 액와 감시림프절제술로 충분하며, 감시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액와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 조직검사의 아형에 따라 보조적 치료 요법이 결정된다. 치료적 측면에서 유방암을 루미날 A형, 루미날 B형, HER2형, 기저형(삼중 음성형) 등으로 나눈다. 
 
호르몬 수용체(ER, PR)가 양성이고 HER2 가 음성이면서 Ki-67이 20%이하면 루미날 A형으로 분류하고, 항호르몬제를 우선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항암화학요법을 추가 하기도 한다. 루미날 B형은 두 종류가 있는데,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이면서 HER2도 양성인 경우는 항암화학요법, 표적 치료(Trastuzumab, Pertuzumab) 및 항호르몬제를 투여하며, 호르몬수용체 양성, HER2 음성, Ki 67 20%이상인 경우는 항암화학요법과 항호르몬제를 순차적으로 투여한다. 호르몬 수용체가 음성이면서 HER2양성인 경우는 HER2형이라고 하고 항암화학요법과 표적 치료를 시행한다. 호르몬 수용체와 HER2가 모두 음성이면 삼중 음성형이라고 하며 이때는 항암화학요법이 유일한 대안이다. 유방암은 표준적인 보조적 치료를 잘 하면 5년 생존율이 91%에 이를 만큼 좋은 결과를 보인다. 

다만 이런 치료들의 부작용도 만만찮아 치료 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항암 화학요법의 경우 급성기 부작용으로 위장관 염에 의한 오심 구토, 설사, 변비 등이 생기고, 탈모, 피부 변색, 백혈구 감소증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아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신경학적 부작용인 말초 신경염 등이 생겨 손발 저림, 감각이상, 얼얼함, 냉감, 하지 근육통 등이 생길 수 있다. 특이 최근 들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약제인 Taxane계(paclitaxel, docetaxel)와 Platinum계(Oxaloplatin, Cisplatin, carboplatin)의 경우 항암제 유도 말초 신경염(CIPN)이 잘 생기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고통받기도 한다. 항호르몬 치료는 폐경 전 여성에서는 Tamoxifen, 폐경 후 여성에서는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특히 아로마타제억제제는 관절통과 어느 정도의 말초신경염의 부작용이 잘 알려져 있다. 암을 이겨 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해도 이러한 항암 화학요법과 항호르몬제 치료에 대한 부작용인 CIPN과 관절통은 생각 이상으로 환자들에게 또다른 큰 고통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CIPN과 관절통의 효율적인 관리에 대해 최신 요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항암제 유도 말초 신경염(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이란 taxanes, platinums, vinca alkaloids, epithilones, eribulin 및 bortezomib 등의 항암제의 투여에 따르는 신경학적 부작용을 지칭하며 주로 아급성 또는 만성으로 주로 손발과 하지의 손발 저림, 감각이상, 얼얼함, 냉감, 하지 근육통의 임상 증상을 보인다. 항암제에 의한 말초 신경병증(chemotherapy 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은 암이 신경조직을 직접 침범하여 신경을 압박하거나 골 전이를 하였을 때의 암성 통증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써, 복합 항암화학요법을 받고 있는 환자의 약 40%에서 관찰된다. 항암제의 종류와 용량, 항암제 투여 기간, 평가 방법에 따라서 그 증상의 빈도와 심각성은 다르게 나타난다. CIPN의 기전은 사용된 약제에 따라 서로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말초 신경의 탈수초(demyelination)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CIPN은 항암제 투여 중 또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그 증상들이 더해지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지속된다. 전형적인 임상 양상으로는 양측성으로 손과 발 의 원위부에서 시작되어서 진행함에 따라서 stocking–glove 양상으로 분포하는 감각 이상을 호소하게 된다. 운동 신경보다는 주로 감각 신경의 이상을 초래하고 신경 전도 검사에서는 감각 신경 전도의 폭이 감소되어 있는 소견을 보인다. 

이와 같이 항암제에 의한 말초 신경병증은 암 환자들의 삶 의 질에 나쁜 영향을 주지만,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예방과 정립된 치료법이 없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 항암제의 스케줄을 바꾸거나 용량을 줄이고, 심할 경우에는 다른 항암제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게 된다. 

CIPN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그동안 수많은 임상 시도들이 있어 왔는데 임상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최근 미국 암 학회(ASCO)에서는 2020.09 전문가 판넬을 통해 그동안 발표된 수많은 논문 리뷰를 통해 CIPN 예방과 치료에 대한 진료 지침(Guide line)을 발표하였는데 신뢰도가 높아 보여 소개해보고자 한다.  CIPN의 예방에 대한 지침에서 예방적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침술, 냉동 요법, 압박 요법, 운동요법, Ganglioside-monosialic acid(GM-1), 비타민 B 복합체 등의 여러 시도 중 그 어느 것도 효과가 입증된 것이 없으며 따라서 예방적 요법으로 권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임상의들은 신경증이 이미 있는 환자들이나 신경증을 잘 유발할 수 있는 당뇨, 가족력, 개인력이 있는 환자군에서는 항암제 선택에 있어서 더 신중하여야 한다. 선택된 항암제를 사용하면서 CIPN 정도를 평가하여 약 용량을 감량하거나 치료 시기를 조율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한다. 

CIPN의 치료에 대한 지침으로 전문가 판넬들은 운동요법, 침술, 스크램블러 치료, Gabapentin/pregabalin, 국소 젤 치료, 삼환계 항우울제, ‘Cannabinoids 등에 대한 심도 있게 연구 결과 분석해서 효능을 평가하였는데, 결론적으로 그 어느 것도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못해 이 또한 모두 권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다만 최근의 소규모 연구 결과 중 운동요법, 침술, 스크램블러 치료 등은 어느정도 효과를 보이는 듯 하나 좀 더 큰 규모의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였다. ASCO guide line panel에서는 유일하게 CIPN의 치료에 Duloxetine만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였다. 부작용에 비해 증상 개선 효과가 크며 증거 능력은 중간 정도 있고 권하는 정도도 중간 정도라고 하였다.

유방암 환자의 약 60-70%가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고, 보조적 치료로 항암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 우선 항암제 치료를 하고 이어서 항호르몬제 약을 5년내지 10년을 투여하게 된다. 폐경 전 여성에서는 Tamoxifen 20mg +/- LHRH agonist를 투여하게 되며, 폐경 후 여성에서는 아로마타제 억제제(letrozole, anastrozole, exmesthane)가 표준적인 치료이다. 유방암 환자 중 폐경 후 여성이 약 50%이며, 폐경 전 여성에서도 항암제에 의해 폐경이 유도되며, 상당수가 항호르몬 치료 중에 자연 경과에 의해 폐경이 된 경우가 50% 이상이다. 따라서 환자의 약 75%가 항호르몬제 중 아로마타제억제제를 복용하게 된다.

폐경 후 유방암 환자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5년간 투여하면 유방암 사망률과 재발을 50%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필수적인 치료이다. 다만 아로마타제 억제제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데, 관절통, 말초 신경염, 골다공증 악화 등등이 있다. 더구나 이 약을 복용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미리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이후라 어느 정도의 CIPN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경미 하게는 아침에 일어나면 손마디가 뻑뻑하고 부어 있다고 호소하지만 상당수의 환자가 일상 생활이 불편할 정도의 손 저림, 관절통을 호소하며, 20-30% 환자에서는 약 복용을 포기함으로서 유방암이 재발하는 안타까운 상태가 되기도 한다. 완치를 위해 어떻게라도 참아내고 잘 이겨내자고 독려하여도 환자 입장에서는 그 고통이 이루 말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Cox2 억제제인 Celecoxib 등의 소염진통제, 침술, 운동요법 등을 같이 사용함으로써 통증을 어느정도 조절할 수 있지만 그 또한 한계가 있다. 

심발타는 항우울제로 개발된 약이지만 최근 FDA는 다발성 만성 통증(fibromyalgia, peripheral neuropathy etc.) 및 만성 근육골격통에 대해서도 그 적응증을 승인한 바 있다.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아로마타제 억제제 사용에 따른 관절통을 무작위, 다기관, 위약-대조 임상 연구를 통해 12주 심발타의 사용이 관절통을 현격히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서 여기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통증 10점 스케일 중 4점 이상인 환자 299명을 대상으로 127명에게 심발타를 30mg 하루 일회 일주일, 이어서 60mg을 하루 일회 11주 복용하게 했으며, 128명의 위약 군과 1:1로 비교하였다. 12주 투약으로 심발타 배정 군은 평균 통증 점수가 위약 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0.82점 감소하였으며, 두 군다 투약을 중지하자 24주째에는 같은 통증 점수를 보였다. 부작용 측면에서 심발타 군이 위약 군에 비해 78%대 50%로 유의하게 높았지만 Grade 3내지 4의 심한 부작용은 없었으며 피로, 오심, 입 마름 및 두통 등의 가벼운 부작용만 관찰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결론적으로 아로마타제 억제에 사용에 따르는 관절통의 치료로 심발타가 효과적이며,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에서는 12주 요법으로 투약했는데 투약을 중지하지 24주 후 위약 군과 진배 없이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는데, 심발타의 부작용이 심하지 않으면 더 장기적인 투약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통증으로 약을 중단해야 함으로써 유방암이 재발될 위험이 있는 환자 군에서는 심발타의 투약이 환자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생길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Duloxetine(심바타)는 미국 릴리 사에서 개발한 장용성 항우울제 약인데 범불안장애 및 신경성 통증까지 그 적응증이 확대되었다. 이 약은 세로토닌 노르에페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로서 최근 들어 조건부에서 골 관절염 치료제로, 암성 통증의 치료제로도 쓰이는 약이다. 신경 전달에 관여하는 NE, Serotonin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통증 전달을 차단시키는 기전이다. 통증 조절을 위해 리리카, 진통제, gabapentin 등을 처방하는데 추가적으로 심발타를 처방하면 추가적인 통증 조절 효과가 있다. 심발타의 부작용으로 입 마름, 발한, 어지러움, 졸음, 오심, 구토, 발기부전 및 성욕감퇴 등이 있다. 심발타는 30mg, 60mg 제형이 있는데 처음에는 저 용량으로 시작해서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면서 차츰 용량을 증량하면 된다. 

항암제에 의한 말초신경병증과 아로마타제억제제 투여에 따르는 관절통은 암환자 의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항암화학요법을 투여하기 전에 항암제와 관련된 신경병증 발생의 가능성과 관절통에 대하여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어야 하며, 증상 및 징후를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하고, 항암제에 의한 신경 병증이 삶 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또한 진료 현장 에서는 항암제 투여력과 아로마타제억제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말초 신경 증상과 관절통을 호소할 때에는 말초신경병증과 관절통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발타 등의 적절한 약물 중재를 하여 환자들의 불편한 증상을 경감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