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후 첫 여름휴가철...위중증 환자도 증가세
"먹는 치료체, 고위험군 환자서 입원 또는 사망 예방하는 효과 입증"

[라포르시안] 실내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뀐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을 맞이한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만 명대 후반까지 발생하는 등 유행세가 거세지면서 재유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8일 4만1995명에서 19일 4만7029명, 20일 4만861명, 21일 4만904명, 22일 4만2500명, 23일 4만1590명으로 집계됐다. 월요일인 24일은 전날 일요일에 검사 건수가 줄면서 신규 확진자가 1만6784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재원중 위중증 환자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주간 일평균 재원중 위중증 환자 수를 보면 6월 3주 116명, 6월 4주 110명, 7월 1주 117명, 7월 2주 122명에서 7월 3주에는 150명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치료제 처방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전문가들은 "코로나 재유행에 대비해 고위험군에 먹는 치료제를 조기에 처방해야 중증화를 예방할 수 있다. 대증치료보다 코로나19 치료제 투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한국화이자제약(대표이사 사장 오동욱)이 지난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경구 치료제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에 대한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다. 앞서 팍스로비드는 2021년 12월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처방돼 왔다. 이번 승인으로 국내 최초로 정식 허가된 코로나19 경구 치료제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식약처 허가에 따라 팍스로비드는 입원이나 사망을 포함한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성인에서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또는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복용을 시작해야 하며, 1일 2회 5일 간 투여한다.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류재윤 차장.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류재윤 차장.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24일 ‘2023 화이자 프레스 유니버시티’를 열고 팍스로비드의 가치와 향후 활용 전망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서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류재윤 차장은 실사용 데이터(Real-world Data, RWD)를 중심으로 팍스로비드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류재윤 차장은 “팍스로비드의 임상적 혜택은 EPIC-HR 및 보조적인 EPIC-SR, EPIC-PEP 연구의 유효성 및 안전성 데이터를 근거로 하고 있다”며 “연구 결과, 팍스로비드는 중증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에서 입원 또는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류 차장은 “베이스라인 대비 SARS-CoV-2 혈정 반응 양성 환자군을 포함한 다양한 환자 하위 그룹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며 “안전성 프로파일과 내약성도 확인했다. 특히,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코로나19 관련 입원 또는 사망 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유행 시기 질병관리청이 진행한 백신 접종군에 대한 팍스로비드의 RWE도 소개했다.

질병관리청의 ‘오미크론 집단 발생 전국 5개 요양병원 입소자 대상 박스로비드 중증예방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2,241명 중 623명이 팍스로비드를 투여 받았으며, 집단의 80% 이상이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다. 연구 결과, 팍스로비드는 비투여자 대비 중증화율이 51% 감소했다. 

질병청의 또 다른 연구인 ‘2022년 7-11월 국내 확진자 중 팍스로비드 투여요건 충족 대상자 전수 분석’은 193만 6,925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95% 이상이 1회 이상의 백신을 접종한 상태였다. 대상자 중 42만 996명이 팍스로비드를 투여받은 결과, 미투여군 대비 중증화 및 사망 위험이 43.2% 감소했다. 특히, 60세 이상의 환자에서도 중증화 및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류 차장은 “식약처는 이같은 임상 결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팍스로비드의 정식 품목허가를 승인했다”며 “앞으로도 팍스로비드는 국내 중증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들의 위중증화를 예방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의료현장에서는 팍스로비드 처방의 제한점으로 '병용금기 약물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꼽고 있다

질병청의 ‘코로나19 치료제 사용안내서’에 따르면 팍스로비드와 병용 금기인 성분은 37개로, 이 중 국내 허가 품목 기준으로는 26개 성분이 병용 금기 또는 병용 금기 위험이 있는 약제이다.

질병청의 ‘코로나19 치료제 사용안내서’에 따르면 팍스로비드와 병용 금기인 성분은 37개로, 이 중 국내 허가 품목 기준으로는 26개 성분이 병용 금기 또는 병용 금기 위험이 있는 약제이다.

한국화이자제약 COVID 사업부 김은지 이사.
한국화이자제약 COVID 사업부 김은지 이사.

한국화이자제약 COVID 사업부 김은지 이사는 “팍스로비드와 병용금기인 26개 성분 중 19종은 팍스로비드의 복용이 필요할 경우, 기존 약제의 복용을 중단하거나 아니면 용량 감소 혹은 대체 의약품으로 처방하면 팍스로비드 투약이 가능하다"며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는 5일만 기존 약제의 복약을 중단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병용이 불가능한 약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진이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때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을 통해 26개 성분별 금기 사유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약제를 중단하고 쓸 수 있는지, 약재를 중단해도 쓸 수가 없는지에 대한 설명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팍스로비드는 현재 환자 부담금도 없는 상황이고, 고령이거나 고위험군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처방을 받을 수 있는데 이같은 오해들로 인해 실제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도 팍스로비드의 적극적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현재 팍스로비드가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 하에 공급·유통 및 사용되고 있지만 정부는 어떤 제약도 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적극적인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라며 “질병청에서도 팍스로비드의 상호 작용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료진을 위한 교육이나 상호 작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툴을 마련해 달라고 한국화이자제약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 증상을 낫게 하는 치료제가 아닌 향후 입원이나 사망으로 진행될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를 위한 예방적 치료제란 점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상당수 의료진은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이 기침이나 단순 발열 정도일 경우, 감기 치료제나 증상 완화제를 많이 쓰고 있다”라며 “이런 처방이 잘못된 선택은 아니지만, 환자가 60세 이상이거나 면역저하자라면 입원 및 사망 위험인자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팍스로비드와 같이 중증 사망 위험을 낮춰줄 수 있는 약제를 같이 쓰거나 따로 처방해야 사망 및 입원 위험을 제대로 낮춰줄 수 있다”며 “현재 증상이 경미한 환자에게 항바이러스 제 처방이 필요하다라는 점에 대해 의료진이 많이 헷갈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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