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병(충청남도의사회 회장)
[라포르시안] 충청남도의사회 이주병 회장은 회원 단합을 기반으로 충청남도 보건국과 협력해 통합돌봄서비스, 재택의료센터, 개방형 의료제도 등을 아우르는 ‘충남형 필수의료 모델’ 구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회원들의 참여를 높이고 지역 보건의료 체계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구상이다.
이주병 충남도의사회 회장은 최근 라포르시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3월 전국 시행을 앞둔 통합돌봄서비스와 관련해 충남도의사회도 충남도 보건국과 함께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충남형 필수의료 모델’이다.
이 회장은 “각 시군의사회별로 재택의료센터나 통합돌봄서비스센터를 구축해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도의회와 협조해 방문진료 정책수가 도입을 위한 조례개발 간담회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내 의료원과 개원의가 공생하는 개방형 의료제도로 충남형 필수의료 모델을 충청남도에 제안했다”며 “다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가 제도 개편 등 중앙정부 차원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내 비급여 진료비 덤핑 등 과도한 경쟁 문제는 전문가평가제가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 회장은 “대전·충남이 혼재된 협의회는 활동이 미비하고, 충남만 따로 떼어내 협의회를 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현재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통해 과도한 덤핑으로 인한 혼탁한 지역 의료시장을 바로잡고자 한다. 서울시의사회의 피부시술 덤핑 규제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회원들의 관심이다. 그는 “의사회 활동에 회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카카오채널 개설, 홈페이지 푸쉬 알림, 문자 안내 등을 해왔지만 노력만큼 성과로 이어지는 것 같진 않다”며 “다만 전공의·의대생 돕기 행사에서 모인 금액과 참여 규모를 볼 때 완전한 외면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폼을 통한 설문조사로 회원 의견을 수시로 반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회무와 진료에 도움이 될 핵심 내용을 담은 회원 전용 캘린더 제작을 통해 관심 제고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대생과 개원의가 함께하는 ‘해커톤 행사’ 기획을 강조했다.
그는 “졸업 의대생 중 10%도 안 되는 인원만 교수가 되고 대부분은 개원시장에 나오지만 학생들은 개원 시장에 무지한 상태에서 수련을 마친다”며 “해커톤을 통해 개원가 선배와 교류하고 현실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 필수의료과 선택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는 주제를 폭넓게 확대해 행사를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불법 대체조제 신고센터장으로 임명된 이 회장은 ‘신고 건수’보다 ‘홍보와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신고센터는 국민이 대체조제의 주체임을 알리고, 국민이 스스로 고지를 받을 권리를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며 “사후통보 시 의사가 약화사고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법규정을 홍보해 국민 스스로 건강권을 지키는 노력을 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무엇보다 약사단체의 편의성 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 수호라는 본질을 천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치세력화와 관련해서는 풀뿌리 정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충남도의사회는 대선 기간 회원 설문을 바탕으로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며 정치 관심도를 높였고,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각 시군의사회 차원의 공개 지지선언을 논의 중”이라며 “공공의료원장·보건소장 선임 등 지역 보건행정이 지방정부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지방선거의 영향력이 중요한 만큼, 의사회 차원의 적극적 정치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은 임기동안 의사단체의 신뢰 강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는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라면 의대생 복귀 과정에서 군 입대자를 제외한 전원이 유급이나 징계 없이 복귀할 수 있었고, 학생들과 충남도의사회 간 깊은 신뢰를 쌓게 된 점을 꼽을 수 있다”며 “하지만 회원들 사이에는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한 패배감과 협회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남은 임기 동안 회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협회에 대한 신뢰와 관심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