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포르시안]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면역항암제를 흉선상피종양 환자에게 수술 전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전향적 임상 2상 연구에서 의미 있는 치료 반응을 확인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세훈 교수,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노재명 교수 연구팀은 흉선상피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을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병용 투여한 임상 2상 결과를 최근 세계폐암학회 공식 학술지 흉부종양학회지에 발표했다.
흉선은 흉골 뒤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 기관이다. 사춘기까지 면역기관 역할을 하다가 성인기에 들어 지방조직으로 바뀐다. 흉선에서도 암이 발생하며 이를 흉선상피종양이라고 한다. 발생률은 연간 10만 명당 1명 이내로 매우 드물지만 최근 증가 추세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흉선상피종양 환자 40명을 등록해 단일군 전향적 임상을 실시했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펨브롤리주맙을 병용 투여한 뒤 수술 전 반응을 평가하고, 수술 이후 펨브롤리주맙을 2년간 유지 투여해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흉선상피종양에서 이런 치료 전략을 적용한 임상은 이번이 세계 최초 연구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82.5%는 처음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4기였다. 이 가운데 72.5%는 예후가 불량한 흉선암 환자였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3주 간격으로 세 차례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펨브롤리주맙을 병용 투여한 뒤 수술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이후 수술을 시행한 환자에게는 최대 32주간 펨브롤리주맙을 유지했고 일부는 항암방사선치료를 추가했다.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은 27.5개월이었다. 전체 환자의 57.5%인 23명에서 수술 전 치료로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반응이 관찰됐다. 치료로 인해 질병의 진행이 억제되는 질병 조절 비율은 82.5%였다. 치료 반응에 따라 전체 환자의 70%인 28명이 수술을 받았다.
병리학적 주요 반응(MPR) 기준인 암세포 10% 이하 감소에는 전체 환자의 32.5%가 도달했다. 수술을 받은 환자만 놓고 보면 MPR 비율은 46.4%였다.
박성용 교수는 “흉선상피종양 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흉선암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좋았다”며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가 수술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되면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환자의 1년 무진행 생존율은 87.9%였다.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은 49.3개월로 약 4년 동안 재발이나 악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은 아직 도달하지 않아 장기 생존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세훈 교수는 “단일군 임상으로 안전성 검증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다만 수술이 불가능했던 흉선암 환자들에게 완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임상적 효과를 더욱 명확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흉선암 분야에서 최초로 시행된 의미 있는 임상으로 평가돼 2025년 유럽종양내과학회에서 구연 발표로 선정됐고, 세계폐암학회 공식 학술지에도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