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비만·당뇨병 환자에서 체중감량 수술(비만대사수술) 후 대사 기능 회복뿐만 아니라 혈액 내 단백질 또한 변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에서 단백질 변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신장내과 연구팀은 지난 7월 세계적인 비만 분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발표한 ‘비만대사수술 전후 당뇨병이 혈중 세포외소포 단백질 변화에 미치는 영향’(Impact of diabetes on proteomic changes in circulating extracellular vesicles in individuals with obesity before and after bariatric surgery) 논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이해경·권순효 교수팀은 순천향대서울병원 비만수술센터에서 체중감량 수술을 받은 비만 환자 30명(당뇨병 12명 포함)과 건강한 대조군 37명을 대상으로 혈액 속 세포외소포 단백질을 분석했다. 

세포외소포는 세포에서 분비되는 나노입자 형태의 물질로 단백질·RNA·지질 등을 포함하고 있어 세포 간 신호 전달과 대사 조절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 비만 환자는 정상인보다 19개의 단백질 발현이 다르게 나타났고, 비만 환자 중에서도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는 20개의 단백질 발현이 달랐다. 

체중감량 수술 후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14종의 단백질이 변화했고 이들은 주로 면역 시스템 관련 단백질이었다.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서는 13종의 단백질이 변화했으며 주로 반응 산소종 관련 단백질이 변화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비만 환자에서 변화한 세포외소포 내 단백질은 혈당 조절, 체질량지수, 체중감량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체중감량 수술 후 체중이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만성 염증, 인슐린 감수성, 산화 스트레스가 호전된다는 생물학적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이해경 교수는 “비만과 당뇨병은 여러 병태생리를 공유하지만 최근 두 질환의 다른 예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당뇨병이 비만 환자에서 체중감량 수술 전후 세포외소포 단백질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제시했으며 이러한 단백질 변화 차이는 향후 비만과 당뇨병의 병태생리를 이해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순효 교수는 “체중감량 수술이 환자의 몸속 단백질 구성을 변화시켜 염증을 줄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과정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단백질 변화를 조기 진단이나 치료 반응 예측에 활용하면 더 정밀한 맞춤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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